지금 내가 여러분을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행 20:32)
바울은 3차전도여행 막바지에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에 밀레도에서 에베소로 사람을 보내어 교회의 장로들을 청하여 오게 합니다. 거기에서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책임지고 돌보아야 할 장로들에게 고별 설교를 하면서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그들에게 부탁합니다.
교회를 지도자들에게 부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울이 떠난 후 일어나 교회를 어지럽히고 분열을 일으킬 거짓 선지자들의 미혹 때문입니다. 지도자들이 깨어있지 않으면 양들은 길을 잃고 진리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방황할 확률이 높기에 바울은 그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그 교회를 지켜내야 할 지도자들을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의 말씀에 부탁합니다. 그들이 아무리 교회의 지도자일지라도 그들 또한 사람이기에 세상의 유혹과 시험에 무관하다 할 수 없고, 거짓 선지자들의 가르침에 아무 상관이 없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서 바울은 자기가 남아 그 교회를 거짓 가르침으로부터 지켜내겠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위험에 노출되도록 버려두고 떠나는 것보다는 조금 더 기다렸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 떠나겠다 하지 않습니다. 단지 바울은 담대히 그들을 주와 그 은혜의 말씀에 맡기고 자신은 자신의 사역을 위해 떠나겠다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바울이 가진 자신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교회를 지켜내는 궁극적인 힘은 바울 자신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교회의 장로들에게 있는 것도 아니라 하나님과 그분의 은혜의 말씀에 있다 생각하는 바울의 자신감을.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그 은혜의 말씀이 살아 역사하면 교회는 언제든 안전할 수 있다 생각하는 바울의 믿음의 확고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