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를 타고 이달리야에 가기로 작정되매 바울과 다른 죄수 몇 사람을 아구스도대의 백부장 율리오란 사람에게 맡기니 아시아 해변 각처로 가려 하는 아드라뭇데노 배에 우리가 올라 항해할새 마게도냐의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도 함께 하니라(행 27:1-2)
바울은 잡혀 여러 해 동안 구류되어 있다가 배편으로 로마로 압송이 됩니다. 처음에는 연안을 따라가는 작은 배를 타고 가다가 가는 도중에 큰 배를 갈아타고 갑니다. 아마도 이 배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이탈리아로 밀과 같은 곡물을 운반하는 무역 선으로 추정이 됩니다(행 27:6).
이 무역 선에는 많은 사람들이 꿈과 야망을 갖고 승선해 있습니다. 무역을 해서 이득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 죄수들을 황제에게 압송해 가는 사람들. 죄수와 그의 동료들. 그리고 그 외에 많은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이탈리아로 향해 가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 바로 이 배입니다.
아마도 이 배에 탄 사람 중 바울과 몇 명의 죄수들만이 모든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배 안의 모든 사람들은 내일이 있고 꿈이 있어 보이지만, 바울은 죄수로 가고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보기에 바울은 사자의 밥이나 검투사의 노리개 정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배에서 그 누구보다 분명한 목적과 인생의 방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바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승선한 모든 이들에겐 나름대로의 꿈과 희망이 있다 할는지 모르겠지만 실상 그것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단순한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울에게 있는 소망은 하나님이 그에게 허락하신 꿈이요 소망입니다. 로마의 가이사 앞에서 하나님을 증언해야 하는 그 소망은 바울 개인의 생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모든 배 안의 인물들 중에 가장 확실한 미래가 보장된 사람, 그 무엇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소망을 붙들고 있는 사람은 바울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