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앉아 먹을 때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 곧 나와 함께 먹는 자가 나를 팔리라 하신대 그들이 근심하며 하나씩 하나씩 나는 아니지요 하고 말하기 시작하니(막 14:18-19)
나는 아니지요? 다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런 파렴치한 사람은 아니라고, 스승을 팔아 넘기기까지 하는 그런 악당은 아니라고,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부인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막 14:31).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나는 아니지요, 물었던 그 “나”들 중 하나는 스승을 팔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배반하고 부인했습니다. 주님과 함께 잡혀가기를 자처한 “나”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나는 아니지요? 라는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나는 아닐 것이라는 그 판단이 얼마나 짧은 것이었는지 우리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며 알게 됩니다.
혹 우리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릅니다. 나는 다를 것이다. 그런 사람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자리에 있었다며 분명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다, 라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은 생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결코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실로 그러한 상황 앞에 서게 되면 우리 또한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주님 오신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자만과 오만에 빠진 그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용서하기 위해서. 나는 아니지요, 묻는 바로 그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