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병을 그것과 함께 먹지 말고 이레 동안은 무교병 곧 고난의 떡을 그것과 함께 먹으라 이는 네가 애굽 땅에서 급히 나왔음이니 이같이 행하여 네 평생에 항상 네가 애굽 땅에서 나온 날을 기억할 것이니라(신 16:3)
무교절은 축제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압제에서 구속해 내신 역사적인 사건을 기억하며 지키는 절기가 무교절입니다. 하지만 이 절기 때 먹는 무교병은 고난을 뜻합니다. 급히 애굽을 빠져나올 때 빵을 발효할 만큼의 충분한 시간이 없어 반죽만 해서 바로 구워 먹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가난할 때 혹은 힘에 겨운 고난의 길을 지났을 때 지겹도록 먹었던 그 음식만큼은 다시 먹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맛이 너무나도 지긋지긋해서나 아니면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 고통스러움에 마음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그런 듯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고난의 길을 지날 때 먹었던 그 고난의 떡을 특별한 절기 때마다 먹으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때의 그 고난을 영원히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누리는 축제와 기쁨과 감사는 바로 그 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그들에게 분명히 가르치기 위해서입니다.
출애굽은 분명 기쁨과 감사와 감격을 뜻하는 사건임에도 고난의 떡이 함께 했던 사건입니다. 그러기에 출애굽의 영광은 고난 없는 영광이 아니라 고난이 있는 영광, 고난을 통과해 받은 영광이라 고백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