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만이 이르되 그러면 청하건대 노새 두 마리에 실을 흙을 당신의 종에게 주소서 이제부터는 종이 번제물과 다른 희생제사를 여호와 외 다른 신에게는 드리지 아니하고 다만 여호와께 드리겠나이다 오직 한 가지 일이 있사오니 여호와께서 당신의 종을 용서하시기를 원하나이다 곧 내 주인께서 림몬의 신당에 들어가 거기서 경배하며 그가 내 손을 의지하시매 내가 림몬의 신당에서 몸을 굽히오니 내가 림몬의 신당에서 몸을 굽힐 때에 여호와께서 이 일에 대하여 당신의 종을 용서하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니 엘리사가 이르되 너는 평안히 가라 하니라 그가 엘리사를 떠나 조금 가니라(왕하 5:17-19)
고질적인 피부병을 치료받은 나아만은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신 하나님만을 유일한 신이요 참 신으로 섬기며 따르고자 작정합니다. 이후로는 하나님 외의 다른 신에게는 번제와 희생제를 드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만 예배 드리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그에게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가 살아야 하는 땅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사는 이방인의 땅이고 우상을 섬기는 공동체의 땅입니다. 그래서 그가 하나님만을 섬기려 해도 우상을 섬기는 왕실의 일원으로 그 우상을 예배하는 흉내를 내야만 하는 자신의 어쩔 수 없는 처지가 걱정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그렇게 살더라도 용서해 달라 합니다. 이스라엘을 떠나 그의 나라 아람으로 돌아가면 그 누구도 자신을 보는 사람이 없는데도, 그가 다시 림몬을 섬긴다 하더라도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상황인데도, 그는 미리부터 완전하게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회개하고 있습니다.
이 나아만의 모습으로부터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는 것이 자유롭지 못한 곳에서 신앙생활 해야 하는 성도들의 고단함을 엿보게 됩니다. 사방이 모두 불신으로 대적하며 대접하는 상황 가운데 유일하신 하나님을 섬기며 따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돌아보게 됩니다.
더 나아가 믿지도 않으면서 어쩔 수 없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집회 한 가운데 서있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하나님만을 섬기는 사람입니다, 라고 차마 말하지 못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또 하나님께 얼마나 죄송한 일인지도.
우리는 그 상황 가운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정답인지 정확하게 모릅니다. 그럼에도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하나님은 그 마음을 헤아리시며 긍휼히 여겨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나아만에게 평안으로 축복하며 그 길을 돌려보낸 엘리사의 모습에서 이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