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큰 능력과 펴신 팔로 천지를 지으셨사오니 주에게는 할 수 없는 일이 없으시니이다(렘32:17)
예레미야가 고백하고 있는 하나님은 큰 능력과 펴신 팔로 천지를 만드신 창조주 하나님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으신 전능하신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을 모시고 있는 백성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감정은 슬픔입니다. 세상을 만드시고 운행하시는 하나님을 모신 백성의 마음에 가득한 것이 슬픔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할 뿐입니다.
그런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백성이라면 당연 기쁨과 감사가 가득할 것이 통상적인 종교의 길일 텐데 예레미야와 그 백성은 그렇지 않은 것을 봅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비극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크신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따랐다면 그들의 정서는 온통 감사와 찬송으로 가득 찼을 텐데 예상과 달리 탄식과 눈물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인간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주어도 그것으로 좋은 것을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파괴하고 부수어 화로 만드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에겐 더욱 하나님이 절실하다 고백하게 됩니다. 내버려두면 의와 선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악으로 악으로 달려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간섭이 없으면 결코 하나님께 돌아올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