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갑의 아들 요나답이 그의 자손에게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 한 그 명령은 실행되도다 그들은 그 선조의 명령을 순종하여 오늘까지 마시지 아니하거늘 내가 너희에게 말하고 끊임없이 말하여도 너희는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도다(렘 35:14)
레갑 자손들의 조상 요나답은 그의 후손들에게 이렇게 명했습니다. 너희 자손은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고, 집도 짓지 말고, 파종도 하지 말고, 포도원을 소유하지도 말고, 평생 동안 장막에 거하라.
이 명령은 그들의 조상들이 살았던 유목민의 삶을 사는 것이 온전한 삶을 사는 것이라 여긴 듯합니다. 이 땅은 머물 곳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사는 것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사는 삶의 이상적인 모습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명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놀랍게도 레갑 자손들은 이 명령을 그들의 삶의 모토로 삼고 200년이 넘도록 그 명령을 따라 살았습니다. 선지자 예레미야가 그 자손들을 성전으로 초대해 포도주를 권했지만, 그들은 그 포도주를 마실 수 없다 했습니다. 이유는 그들의 조상이 내린 명령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나님은 레갑 자손들의 이 모습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대조하셨습니다. 레갑 자손들은 조상의 명령에도 이토록 순종하여 대대로 포도주를 마시지 않고 집도 짓지 않고 장막에 거하며 살았는데, 이스라엘 자손들은 천지를 지으신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에도 순종하지 않고 그때까지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놀랍고 역설적이게도 이 땅에 소망을 두지 않고 살았던 레갑 자손들은 하나님을 대대로 섬길 수 있는 은총을 누리며 이 땅을 더 누리게 된 반면, 이 땅에 취해 이 땅에 집착하며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았던 이스라엘 자손들은 오히려 이 땅을 잃게 되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