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 에스더가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여 내가 만일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입었으며 왕이 좋게 여기시면 내 소청대로 내 생명을 내게 주시고 내 요구대로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나와 내 민족이 팔려서 죽임과 도륙함과 진멸함을 당하게 되었나이다 만일 우리가 노비로 팔렸더라면 내가 잠잠하였으리이다 그래도 대적이 왕의 손해를 보충하지 못하였으리이다 하니 아하수에로 왕이 왕후 에스더에게 말하여 이르되 감히 이런 일을 심중에 품은 자가 누구며 그가 어디 있느냐 하니 에스더가 이르되 대적과 원수는 이 악한 하만이니이다 하니 하만이 왕과 왕후 앞에서 두려워하거늘(에 7:3~6)

세상을 마음대로 통제하고 주도권을 행하던 하만이 이제는 그 무엇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왕을 조정해서 유다 민족을 말살시키려 했고, 장대를 높이 세워 거기에다 자기기 미워하는 모르드개를 달아 죽일 수 있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자기 목숨 하나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밤에만 해도 사기가 충천했고 온 세상을 다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목숨을 위해 아녀자 앞에 엎드려 구걸해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큰 힘과 권능이 그렇게도 허무하고 어이없게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 줄이야.

하만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기 인생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정도의 재물과 권력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인생도 운명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세상은 사람이 생각한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의 주인은 힘과 재물에 있는 것도 아니요 똑똑하고 강한 인생에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것을 지으시고 통치하시며 다스리시는 분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