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행 18:9-10)
바울도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두려움도 있었고, 침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바울에게 두려움도 없었고, 그로 인하여 침묵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면 주께서 환상가운데 바울을 찾아오셔서 그렇게 말씀하실 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사실 보여지고 느껴지는 것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만일 그게 그리 쉽고 간단한 문제였다면 바울에겐 사역으로 인한 두려움도 없었을 것이고, 조금은 침묵해도 될까, 하는 마음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보고 느끼는 것에 결코 무관할 수 없는 존재임을 압니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이 있다면 바울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분명 보고 느끼는 것에 영향을 받았고, 그로 인한 심적 부담과 소심함도 생겼지만 거기에 좌초하고 침몰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바울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계속 했습니다.
바울이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에겐 부담스럽고 비겁하게 만드는 외적 요인들보다 더 확고하고 분명한 내적 요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여지고 느껴지는 삶보다 더 강하고 분명하게 보여지고 느껴지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