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도우시며 주의 인자하심을 따라 나를 구원하소서 이것이 주의 손이 하신 일인 줄을 그들이 알게 하소서 주 여호와께서 이를 행하셨나이다(시 109:26-27)
다윗의 기도는 실로 처참했습니다. 오죽했으면 원수의 죄가 용서받지 못하고 사탄이 그의 친구가 되길 원했을까, 원수만 망할 것이 아니라 그의 자녀들과 아내도 함께 영원히 망해버렸으면 좋겠다 고백할 정도였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얼마나 그 원수가 악독하고 비열했으면. 그로 인한 삶이 얼마나 힘겹고 처절했으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웠으면. 얼마나 참을 수 없고 절망스러웠으면. 왕이라는 자리와 신자라는 신분에 걸맞지 않는 기도를 그렇게도 처절히 올려드렸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다윗에겐 그 삶의 비참한 현실이 그 인생의 마지막 자리가 되지는 않았던 것을 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 앞으로 나아와 기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인격의 바닥까지 드러내는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절절히 매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이 모습을 보며 우리에겐 여전히 소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수들이 아무리 많아도. 상황이 아무리 악하고 절망스러워도. 비참과 처참이 생의 주된 양식이 된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하나님이 우리 곁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도움이 되시고 인도자 되시는 하나님.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신 하나님. 우리의 고난과 질고와 고통과 눈물을 보고 듣고 알고 계시는 하나님. 인생의 모든 아픔을 친히 찾아와 고치시기 원하는 바로 그 하나님이 우리 곁에 계시기 때문입니다.